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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비박의 원칙과 안전하게 하는방법

지리산.. 2007. 10. 25. 10:14
비박의 원칙]


★어떤 문제에 부딪쳐 어쩔 수 없이 비박을 해야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서 준비한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마음이 더 조급해지고 정확한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등산 경험이 많지 않거나 혼자 있을 때는 두려움까지 생기기 때문에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가장 좋은 장소를 찾기 위해 해가 있을 때 미리 서둘러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 무리하게 등산을 끝내려고 하다보면 탈진상태에 빠져 판단력을 잃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태에 이르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다친 사람이 있으면 응급처지를 한다*

다친 사람은 다친 부위의 통증과 출혈 충격 같은 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불안해하기 마련이다.
또 체온도 빨리 떨어지고 충격을 받기 쉬어서 여러 가지로 꼼꼼하게 보살필 필요가 있다.
뼈가 부러졌거나 피를 많이 흘린 경우에는 부목을 대주고 지혈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침낭이나 옷가지로 몸을 감싸야 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말을 건네고 필요에 따라 노래를 하거나 운동을 시키면서 잠들지 않도록 해야할 때도 있다.
아무튼 날이 밝을 때까지 구조대의 손길이 미칠 때까지 만이라도 잘 버틸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응급처치를 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해야한다.

*주변 여건을 최대한 이용한다*

비박에 필요한 장비가 없을 때는 체온을 유지하고 좀 더 편안한 밤을 보내기 위해 주변 여건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가까운 곳에 비바람이나 눈보라를 피할 수 있는 바위 동굴이나 틈이 있는지 바람 부는 반대쪽 능선인지 낙엽이나 나무가 많아 보온을 하기에 좋은지 눈 동굴을 팔 수 있는지 가림막이나 간이 천막을 치기에 좋은지 여러 사람이 누울만한 공간이 되는지 등 여러 가지를 따져보고 가장 좋은 곳에 자리를 잡는다.
비박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하느냐 위험하고 고통스럽게 하느냐는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주변 여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창의력이야말로 비박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비바람이나 눈보라가 몰아치면 체온이 아주 빠르게 떨어져 저체온증에 걸리게 되고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비박을 할 때는 바위나 동굴 눈 나뭇가지 장비 따위를 최대한 이용해서 비바람을 막고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젖은 옷은 갈아 있고 가지고 있는 옷은 모두 껴입어야 하며 맨살이 나와있는 곳이 없도록 모자 장갑 양말도 신는다.
깔판(메트리스)이 없으면 바닥에 신문지나 로프 배낭 이라도 깔아 땅에서 올라오는 찬기와 습기를 막고 비닐이라도 뒤집어써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스토브(버너)가 있으면 스토브에 불을 붙여서 온도를 높이여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혼자 행동하지 않는다*

여러 명이 등산을 하다가 갑자기 극한 상황을 만나게 되면 의견이 서로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뿔뿔이 흩어져서 혼자 행동을 한다면 더 큰 위험에 빠지기 쉬워서 등산 경험이 많고 판단력이 뛰어난 사람을 대장으로 정해 모든 행동을 같이 해야한다.
대장은 빠르고 정확하게 상황판단을 해서 대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오히려 즐거운 마음으로 밤을 지새울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연료와 먹을 것 장비 따위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파악하고 다친 사람을 잘 보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먹을 것이 있으면 계속 먹는다*

체온이 떨어지고 지쳐있을 때는 무엇이든 계속 먹어야 한다. 너무 힘이 들 때는 배낭에 있는 것을 꺼내 먹을 힘조차 없을 때도 있지만 체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배를 채우고 기운을 차려야 한다.
뜨거운 차나 단 것은 체온을 올리는데 에도 도움을 주고 가장 빨리 에너지원으로 바뀌기 때문에 등산할 때는 초콜릿 사탕 설탕 꿀 잼 젤리 따위를 항상 간식으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이런 탄수화물은 몸 속에서 빠르게 분해되면서 체온을 높여주고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춥고 고통스러운 밤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먹을 것이 얼마 남지 않고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물러야 할 극한 상황이라면 먹는 것조차 철저히 통제를 해야할 때도 있다.

*안전에 모든 초점을 맞춘다*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준비하는 것 다친 사람을 응급 처치하는 것 체온을 유지하는 것 대장 말에 잘 따르고 혼자 행동하지 않는 것 많이 먹는 것 주변 여건을 잘 이용하는 것 모두가 위급한 상황을 잘 넘기기 위해 모든 초점을 안전에 맞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암벽등반이나 빙벽등반을 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생겨 밤을 보내야 할 때는 눕기는 커녕 밤새 바람과 추위 그리고 고통과 두려움으로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위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바위나 빙벽에 매달려서 밤을 새워야 할 때는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바위면 또는 얼음면에 기대지 말고 될 수 있는 대로 몸을 띄워야 한다.
암벽이나 빙벽에 매달려 있을 때는 될 수 있는 대로 확보물을 많이 걸어 각자 자기확보를 확실하게 하고 로프로 서로를 이어 이중 삼중으로 안전장치를 해 놓아야 한다.
비가 오고 벼락이 칠 때는 쇠붙이로 된 장비들은 되도록 멀리 떨어뜨려 두고 벼락이 칠 위험이 많은 산 꼭대기나 큰 나무 가까이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큰 바위벽 아래에서 비박을 할 때는 땅이 메말라 있는 경우에는 적어도 1m 이상 습기가 많고 젖어 있는 경우에는 13m 이상 떨어져서 자리를 잡아야 벼락이 쳤을 때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
또한 눈사태나 산사태 위험이 있는 곳 돌이 떨어질 위험이 있는 곳 계곡 물에 휩싸일 위험이 있는 곳 발을 헛 딛어 떨어질 위험이 있는 곳을 피해 가장 안전한 곳에서 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박을 좀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한 방법]

*장비를 이용한 방법

간이 천막이나 가림막 그물 침대 반침낭 배낭 겉옷 등 비박을 할 때 도움이 되는 장비들에 대해서는 앞에서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장비들은 미리 비박을 계획하고 준비를 하거나 안전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가지고 다닐 리가 없다.
대부분 하루 등산을 하는 사람들은 기껏해야 배낭에 겉옷과 여벌옷 전등 물통 간식 정도밖에 없기 때문에 비박을 하게되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또 겨울이라고 해도 보온을 하기 위한 웃옷과 모자 장갑 양말 크램폰 외에 밤을 지새울만한 장비가 없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장비와 주변 여건을 잘 이용해야만 한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비바람과 추위를 막아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를 골라 비박을 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다.
주변에 낙엽이나 잡풀이 있으면 긁어모아 바닥에 충분히 깔고 없을 때는 잔 나뭇가지를 꺾어 바닥에 가지런히 깐다. 그 위에 배낭이나 로프 신문지 그 밖에 여러 가지 장비들을 깔아 사람이 누웠을 때 땅바닥과 몸 사이에 공간이 생기도록 한다.
물론 은박 깔판이나 스펀지 깔판이 있으면 찬기와 습기를 더 완벽하게 막아줄 수 있으며 스펀지 깔판이 하나 밖에 없을 때는 가로로 길게 깔아 여러 명이 같이 쓸 수 있도록 한다.
이 때 스펀지 깔판으로는 등을 보호하고 다리와 허리는 배낭 속에 집어넣으면 추위를 이기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각자 침낭이 있을 때는 침낭 속에 들어간 다음 다리를 배낭 속에 넣고 자면 너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짐이 젖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배낭 속에 둘렀던 작은 비닐이라도 뒤집어쓰고 있으면 옷을 적시거나 바람에 체온을 빼앗기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한 겨울에 양말이나 장갑이 모두 젖었을 때는 불을 피워 말려 쓰거나 여러 가지 장비들을 담아 두었던 잡주머니들을 이용해서 손과 발을 감싸면 살갗이 밖에 그냥 나와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탈진을 하거나 저체온증에 걸려 몸이 떨리고 추울 때는 비닐 같은 것을 뒤집어쓰고 그 안에서 스토브를 피우고 있으면 몸이 금방 따듯해진다.


★비박을 할 때는 가지고 있는 장비와 주변여건을 잘 활용해야 한다★

*동굴을 이용한 방법

등산을 하다보면 비바람을 피하기에 아주 좋은 바위 동굴이나 바위 밑에 사람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있는 곳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곳에는 그 동안 다른 사람들이 묶어갔던 흔적을 여기 저기서 찾아볼 수 있는데 평소 등산하면서 관심 있게 봐 두면 나중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피신처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꼭 아늑한 동굴이 아니더라도 바위가 앞 뒤 또는 세면을 가리고 있어서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곳이나 다른 곳보다 바닥이 움푹 들어가 있는 곳 바람 부는 반대쪽 능선 너머에 좋은 자리를 잡으면 조금이라도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다.
동굴이나 바위 밑을 이용할 때는 빗물이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거나 바람이 동굴 안까지 들어오지 못하도록 터져 있는 앞쪽에 가림막을 쳐 두는 것이 좋다.
가림막이 없을 때는 잎사귀와 잔가지가 많은 나무로 가리거나 눈으로 담을 쌓는 등 추위를 이기기 위해 모든 방법을 써야한다.
큰 바위들이 얼키설키 엮어져 있는 바위틈을 이용할 때는 돌이 떨어지거나 무너질 위험은 없는지 비가 많이 올 때 바닥으로 물이 흐르지는 않는지 살펴보고 신중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
동굴을 이용해 비박을 할 때는 비바람이 동굴 안으로 들어오지 안도록 가림막이나 나뭇가지로 출입구를 막는다.

*나무를 이용한 방법

산에는 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어서 이런 것들을 이용하면 안전하고 편안한 잠자리를 만들 수 있다.
먼저 큰 나무가 많고 숲이 가장 많이 우거진 곳을 정해 자리를 잡는다. 큰 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는 곳에는 강한 바람이 불어도 나무들이 바람의 세기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아무래도 바람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닥이 눈 또는 비 따위로 젖어있을 때는 나뭇가지를 모아 바닥에 가지런히 펼쳐놓고 그 위에 낙엽이나 풀 따위를 깔면 땅에서 올라오는 찬기도 막고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 나뭇가지를 촘촘히 세워두면 비바람이나 눈보라도 어느 정도 막아준다.
끈을 이용해서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를 당겨 묶어 놓으면 그럴듯한 지붕이 되어 아늑한 잠자리를 꾸밀 수 있다.

*눈 굴을 이용한 방법

겨울철에 불시노영을 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눈 굴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잘 만들어진 눈 굴은 따뜻하고 아늑해서 천막 이상의 훌륭한 잠자기가 된다.
눈 굴을 파기 위해서는 먼저 쌓인 눈의 양이 충분해야 하고 무너져 내릴 위험이 없어야 한다.
따라서 큰 나무 밑이나 바위아래의 눈이 많이 쌓인 장소를 골라 무너지지 않도록 눈을 잘 다진 다음 눈삽이나 콕헬을 써서 알맞은 크기로 파 들어간다.
눈 굴의 크기는 사람 수에 따라서 달리 정해야 하지만 될 수 있는 대로 두세 명이 잘만한 공간으로 나누어 여러 개 파는 것이 좋다.
눈 굴을 팔 때는 세 사람이 한 조가 되어서 두 사람은 굴을 파고 한 사람은 파낸 눈을 옮기는 역할분담을 한다.
또한 사람이 들어가 있을 곳보다 출입구를 더 낮게 파야 찬 공기가 바닥에 고이지 않으며 현장 여건상 어쩔 수 없이 출입구가 높을 때는 바닥 한쪽에 찬 공기가 모일 수 있는 구덩이를 만들어 두어야 눈 굴 안의 공기를 따듯하게 유지할 수 있다.
입구는 좁게 천장은 둥글게 만들어 열 손실을 최소화시키고 눈 굴 안의 환기를 위해서 나뭇가지 또는 픽켈 따위를 이용해 공기구멍을 뚫어놓아야 한다.
눈이 가장 많이 쌓이는 곳은 아무래도 눈사태가 덮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눈 굴을 파기에 앞서 잠자리로 안전한 곳이지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능선 주변이라면 바람 부는 반대쪽 능선아래가 눈이 많이 쌓이기 마련이다. 바람에 눈도 많이 다져져 있고 눈사태의 위험도 없기 때문에 눈 굴을 파기에 안성맞춤이다.
눈의 양이 많지 않을 때는 주변의 눈을 긁어모아 자그마한 봉우리를 만든 다음 그 안을 조금씩 파고 들어가 대피할 곳을 만들기도 한다.
눈 굴을 다 판 다음에는 눈삽 같은 장비하나 정도는 눈 굴 안에 놔둬야 하며 이따금 공기구멍의 뚫림 상태도 점검하고 눈 굴 입구에는 표식을 하기 위한 깃발을 세워 놓는다.
눈 굴을 팔 때는 어떤 모양으로 만들더라도 바람 부는 반대쪽에 출입구를 내는 것과 찬 공기가 모일 수 있는 구덩이를 파는 것 그리고 공기구멍을 내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나라는 많은 눈이 계속해서 내리는 곳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눈 굴 파보고 싶어도 기회가 흔치않다.
더구나 눈 굴 파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피곤한 몸으로 눈 굴 파기란 현실로 보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체력이나 시간에 여유도 있고 눈 굴속에서 밤을 지새우고 싶은 마음의 여유까지 있다면 경험 삼아 한 번쯤 파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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